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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갈등성리론 [no conflict the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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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장르별체계관리 > 이론-공통 > 이론 > 개념
9분류 개념
집필자 오성호
정의
무갈등성 이론은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에서 갈등을 형상화하는 방법, 혹은 방향에 관한 이론이다.
용례/관용구
사회주의사회에서 근로자들사이에 벌어지고있는 사상혁명을 반영한 예술적 갈등은 비적대적, 상용적 성격을 띠게 된다. 김정웅, 『종자와 작품창작』,1987.
기원
북한에서는 사회주의 사회에서 갈등이 존재할 수 없거나 설사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자본주의 사회를 그린 문학에서처럼 적대적인 것이 아니라 노동자 내부에 존재하는 낡은 것과의 갈등이므로 비적대적인 성격을 지닌다고 보았다. 이 비적대적 갈등의 해결은 투쟁이 아니라 교양과 설득에 의해 이루어진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긍정적인 것, 새 것이 지배적인 자리를 차지한 사회주의 현실을 그린 작품에서는 갈등 설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 즉 문자 그대로의 무갈등성이론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무갈등성이론이 적용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은 ‘위대한 수령’의 덕성을 칭송하는 문예작품(수령형상문학, 송가문학) 뿐이다.
무갈등이론은 1930년대 무렵 스탈린주의가 강화되는 과정에서 등장해서 스탈린이 사망하기까지 혁명적 낭만주의와 함께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중요한 원리로 자리 잡았다. 북한이 무갈등이론을 수용한 시기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해방 이후 발표된 대다수의 작품들이 북한 사회 내부에 잔존하는 낡은 것과의 비적대적 모순을 그린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어느 정도 무갈등이론을 수용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말렌코프의 이론을 적극 수용한 제1차 조선작가예술가대회(1953) 이후에는 무갈등이론을 실제 창작에 적극 적용한 작품(특히 서정시)이 다수 발표되었다. 하지만 곧바로 이런 작품들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진 것으로 미루어 보면 무갈등이론의 수용이 반드시 순조로웠다고 하기는 어렵다.
변천
무갈등이론은 소련에서도 이내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특히 스탈린 사후에 열린 제 2차 소련작가대회(1956.2)에서는 무갈등이론의 폐해에 대한 비판이 본격적으로 제기되었다. 북한에서도 1950년대 중반부터 무갈등이론을 둘러싼 논쟁이 있었고, 제2차 조선작가대회(1956.9)의 결정서에서는 “현실에 존재하는 갈등을 예리하게 표현할 대신에 난관과의 투쟁과 성격적 충돌이 없이 주인공들을 안일하게 ‘성공’시키며 현실을 미화하는 ‘무갈등적’ 성격”에 대한 공식적인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이후로는 무갈등성이론이라는 용어가 거의 발견되지 않지만 무갈등성이론의 영향력이 완전히 소멸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북한의 경우는 시대적인 조건의 변화에 따라 무갈등이론을 교묘하게 변형시켜서 적용하고 있다고 보인다. 가령 생산관계의 사회주의적 개조가 완료되었음을 선언하고 공산주의 사회로의 비약을 강조하던 천리마 시대에는 작품에서 ‘긍정적 모범’을 더 많이 그릴 것을 주문함으로써 무갈등이론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때로는 작품 속에서 긍정선만 그릴 것이 아니라 부정선도 함께 그리라는 주문을 내세움으로써 무갈등이론의 무분별한 적용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내용
북한은 문학예술에서의 갈등이란 일정한 계급의 사상을 반영한 성격들 사이의 투쟁을 의미한다고 본다. 따라서 작품 속에서 갈등을 올바르게 설정하고 해결하는 것은 사회발전의 합법칙성을 올바르게 그려내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된다. 이에 따르면 적대적 계급들 간의 계급투쟁을 반영한 문학작품 속에서는 적대적 갈등과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날카로운 투쟁이 그려진다. 따라서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이론상 더 이상 이런 적대적 갈등의 사회적 기초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주의 건설 초기에는 외부에서 침입하는 적대적 요소와 사회주의 사회 내부에 숨어 있는 착취 계급들과의 적대적 갈등을 그릴 필요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았다. 이에 비해 사회주의 사회가 정착된 이후에는 갈등이 있더라도 노동자 내부에 남아 있는 낡은 것과의 갈등에 지나지 않으므로 적대적일 수 없으며, 따라서 그 해결 또한 투쟁이 아니라 설득과 교양을 통해 이루어진다. 사회주의 문학에서도 이런 비적대적 갈등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북한문학에서 논란의 소지가 많은 무갈등이론 대신 긍정선과 부정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문학작품에서의 갈등 문제를 설명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무갈등이론을 그대로 창작에 적용할 경우 결국 주인공의 손쉬운 승리로 귀결되는 안이한 도식주의적 경향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긍정선과 부정선의 갈등을 균형 있게 그리라는 요구가 자주 제기된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부정선을 그리는 데는 항상 일정한 제약이 따랐다. 부정선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 자체가 자칫하면 수령의 영도가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북한문학이 근본적으로 무갈등이론의 덫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구조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관련어 사회주의적 리얼리즘, 제1차 조선작가예술가대회, 제2차 조선작가대회, 긍정적 모범, 긍정선
동의어 무갈등성 이론, 비적대적 갈등, 무갈등이론, 무갈등 이론
관련연구(남) 이명재, 『북한문학사전』, 서울: 국학자료원, 1995.
관련자료(북) 한중모, 「작품에 부정선을 옳게 설정하여 투쟁의 법칙, 생활의 법칙을 잘 그리는 것은 사회주의 사실주의 문학예술의 중요한 요구」, 『조선문학』, 11호, 1975.
김정웅, 『종자와 작품창작』,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1987.
참고자료 이명재, 『북한문학사전』, 서울: 국학자료원, 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