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1960년 한설야의 단편집에 수록된 <혈로>는 <개선>과 함께 수령형상문학의 모범적인 사례로 거론되는 한설야의 해방기 단편으로, 1936년 만주와 압록강 일대에서 활약하는 민족의 아버지, 보천보 전투를 구상하는 비범한 민족지도자, 신기에 가까운 군사전략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자애로운 민족의 아버지 등, 수령형상의 문학적 전범을 처음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내용

1960년 한설야의 단편집에 수록된 <혈로>는 <개선>과 함께 수령형상문학의 모범적인 사례로 거론되는 한설야의 해방기 단편이다.
엿새 밤낮의 전투를 마치고 나자 적들은 진작 관동군 회의까지 열었고, 골짜기를 훑고 산에 불질을 하였으며, 산막은 모조리 파헤치고 불질렀고, 큰길 가에는 수수, 옥수수도 심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나 장군은 이때에도 줄곧 국경 지대를 이동하면서 왜군 중 어느 지점을 골라 칠까 여러 날을 구상했다. 먼저 적정을 알기 위해 세밀한 정찰 활동을 계속했고, 인민대중들은 식량과 의복까지 보내 지원하였다. 김일성의 부대는 어떤 부락에서 진심 어린 환대를 받았다. 왜군을 쳐달라는 것이 부락사람들의 소원이었다.
김일성은 언제나 혁명군이 인민의 사랑 속에 살며 싸우고 있는 것을 재확인하면서 새 전투를 구상했고, 먼저 공격지점을 결정하였는데, 이 결정은 적의 작전 체계에 혼란이 일도록 이전의 작전보다 복잡하고 까다로웠다. 적이 야습을 두려워하는 것과 야간행군을 삼가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적이 잠든 밤이면 소부대를 보내어 후방에서 총질하게 했다. 그러나 유격대는 이때에도 쉬다가 적의 사격이 그치면 다시 총질하여 그들을 피로하게 만들었다. 유격대는 행군을 시작하며 겉보기에는 쫓기는 판이었으나 왜군을 유인하는 형국이었다. 김일성은 왜놈들의 동정을 망원경으로 살피게 하면서 일본군의 심리를 읽어내고 낚시를 하면서 망중한 속에 작전을 짜면서 행군했다.
김일성은 벌써부터 국내 진공을 구상하고 있었다. 조선 사람들은 10월 혁명 이후 일제에 반대해서 일어났다. 갈수록 그 투쟁은 치열해졌다. 이 속에서 조선인민혁명군이 탄생하였다.
김일성이 왜군의 배후진지인 함경도의 주요 지점을 진공할 계획을 세운 것은 1936년 여름. 거사 전 면밀한 정세 판단을 위해 국내에 정치공작원을 보낼 것, 국내 각지 조국광복회를 확대강화할 것, 그리하여 인민혁명군의 국내에서의 활동을 용이하게 하는 엄호가 되게 할 것, 필요한 지대를 습격한 다음 그것을 발판으로 싸움을 계속할 경우 식량과 자금을 국내에서 조달할 것... 등등을 떠올렸다. 그리고 이 모든 역량을 결집할 생각을 머리 속에서 창조하였던 것이다.
작품에서 김일성의 형상화가 중요한 것은 항일무장투쟁의 중심으로 부각되는 이미지에서 연유한다. 그는 관동군의 집요한 추격에도 유격대의 신출귀몰한 전략으로 승리하고 1936년 보천보전투의 성과를 거두면서 민족지도자의 면모까지 갖추는 것이다. 작품에서 한설야는 전적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자애로운 아버지, 친근한 지도자, 지혜로운 전략가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인물 형상을 창조하여 수령형상문학의 기원에 해당하는 이미지들을 처음 제시했다. 이 작품은 특히 <개선>과 함께 김일성 우상화 1기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거론된다.

관련어	한설야
관련연구(남)	강진호, 「해방후 한설야 소설과 김일성의 형상」, 『민족문학사연구』, 25집, 2004. 신형기, 『북한소설의 이해』, 서울: 실천문학사, 1997. 김재용, 『북한문학의 역사적 이해』, 서울: 문학과지성사, 1997. 유임하, 「천리마운동과 국가주의신화: 1960년대 북한소설의 두 가지 양상」, 『한국어문학연구』, 36집, 2000.
관련자료(북)	윤세평, 「해방후 조선문학 개관」,『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창건 10주년 기념: 해방후 우리 문학』, 평양: 조선작가동맹출판사, 1958. 엄호석, 「해방 후의 산문 발전의 길」,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창건 10주년 기념: 해방후 우리 문학』, 평양: 조선작가동맹출판사, 1958.
참고자료	한설야, 『한설야선집 8: 단편집』, 평양: 조선작가동맹출판사,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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